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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진정한 실력을 보여 줄 때가 왔군

jyanshi: 

수년간 마작을 하며 갈고닦아 온 직감으로는, 분명 이치히메를 아는 사람이 꾸민 짓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머릿속에 첫 번째로 떠오른 '범인'은 저번에 이한시에 왔던 그 토끼, 카구야히메였다. 어째서인지 카구야히메와 이치히메는 사이가 굉장히 안 좋아서, 둘이 만나기만 하면 싸워 댔다. 카구야히메라면, 이런 장난을 치고도 남을 것이다. 카구야히메의 집 이치히메를 데리고 카구야히메에게 찾아갔는데, 방금 일어났는지 커다란 베개를 끌어안고 하품을 하고 있었다. [player]카구야히메, 안녕. 카구야히메 [카구야히메]꺄악! 그, 그대가 여긴 어쩐 일이더냐?! 심지어 저 꼬맹이 녀석까지 데려오고! [player]너희 둘 키 똑같거든! [이치히메]냐? 바보 토끼, 또 싸움 거는 거냥? 둘이 또 싸우려고 하자, 다급히 둘 사이에 끼어들었다. [player]일단 진정해. 카구야히메, 오늘은 급한 일이 있어서 찾아온 거야. [카구야히메]흐응~ 그렇다면 잠시 그대의 말을 들어주도록 하겠노라. 나는 핸드폰을 꺼내 카구야히메에게 웹사이트를 보여 주었다. [player]요즘 이치히메에 대해 나쁜 헛소문을 퍼뜨리는 웹사이트가 있길래, 혹시 너랑 상관이 있는지 해서. [카구야히메]하? 이 몸처럼 위대한 신이, 겨우 꼬맹이 하나를 상대로 그런 방법까지 쓰겠느냐? 무척이나 모욕적인 말이로군. [player]그런데 아무리 생각해도 이치히메와 사이가 안 좋은 사람은 너밖에 없단 말이지. 너 말고 또 누가 있겠어? [카구야히메]후후~ 비록 그대가 이 몸에게 무례를 저질렀으나, 선한 신으로서 그대에게 해결책 하나를 내려 주겠노라. [player]무슨 해결책? [카구야히메]웹사이트를 만든 사람은 분명 저 꼬맹이를 아는 자겠지. 그러니 진짜 고양이 요괴가 나타나리라곤 꿈도 못 꿀 것이니라. 우히히~ 나는 카구야히메의 계획을 이해하고 고개를 끄덕였다. 역시 카구야히메는 못된 장난에 있어선 머리가 번뜩인다. 그 후 며칠 동안, 인터넷엔 갑자기 중앙 공원에서 고양이 요괴를 목격했다며 흐릿한 사진 몇 장이 떠돌기 시작했다. 화창한 오후, 카구야히메에게 연락를 받고 이치히메와 중앙 공원으로 달려갔다. 중앙 공원 중앙 공원에 도착하자, 카구야히메가 수많은 사람들에게 에워싸여 벤치에 앉아 있었다. 카구야히메는 자신의 귀를 만지작거리고 있었고, 그 옆에는 고개를 푹 숙인 청년이 서 있었다. 카구야히메는 우리를 보고 일어나 손을 흔들었다. [카구야히메]주인공이 도착했으니, 그대는 빨리 어떻게 된 일인지 설명을 해 보거라. 젊은 남자는 카구야히메의 눈총을 받고선 고개를 들어 나를 한번 쳐다보고, 또 내 옆의 이치히메를 보더니 머뭇거리며 입을 열었다. [남자]죄송합니다, 그 웹사이트는 제가 만들었어요. [이치히메]냥?! [남자]일부러 그런 건 아니에요. 그냥 어쩌다 혼천 신사에서 고양이 귀랑 꼬리를 봤는데, 어릴 때 들었던 고양이 요괴 전설이 떠올라서 그냥 장난삼아 만든 웹사이트가 그만…… [카구야히메]그만 진짜 고양이 요괴를 불러냈다 이거지? 우히히. [남자]마, 맞아요. 원래는 잠깐 장난만 칠 생각이었는데…… 정말 중앙 공원에 고양이 요괴가 나타날 줄은 몰랐어요. 저, 저는…… [player]고양이 요괴는 존재하지 않아요. [남자]네? [player]당신을 찾기 위한 계획이었어요. 사진은 일부러 흐릿하게 찍은 거고, 원본은 이거예요. 나는 한쪽 수풀에서 대충 고양이 요괴처럼 만든 허수아비를 꺼내, 사람들에게 보여주었다. [남자]그럼 전부 가짜였고, 고양이 요괴는 실제론 존재하지 않는 건가요? [player]네, 처음부터 고양이 요괴는 없었어요. 당신이 만든 웹사이트도, 저희가 뿌린 사진도, 전부 가짜예요. [남자]다, 다행이다…… 이걸 어떻게 해야 하나 걱정했는데, 고양이 요괴가 없다니 정말 다행이에요. [player]그리고, 해야 할 말이 있지 않나요? 남자는 잠시 생각하더니, 일어서서 이치히메와 모든 사람에게 허리를 꾸벅 숙였다. [남자]여러분, 죄송합니다. 처음부터 고양이 요괴는 없었고, 제가 그냥 장난친 거였어요. 여러분께 이렇게 큰 불편을 끼쳐서 죄송합니다, 부디 용서해 주세요. 짝짝짝짝! 남자의 말이 끝나는 순간 누군가가 손뼉을 치기 시작했다. 누군가 하고 바라보니, 뜻밖에도 이치히메였다. [player]이치히메, 화 안 나? [이치히메]처음엔 좀 짜증 났지만, 고양이 요괴가 없는걸 알았으니 안심했다냥. 무녀로서 모두를 지키는 게 이치히메가 져야 할 책임이다냥~ [카구야히메]쳇~ 카구야히메는 어쩐 일로 이치히메에게 시비를 걸지 않았고, 청년의 옆으로 다가가 그의 어깨를 툭툭 쳤다. [카구야히메]그대는 자신이 어째서 실패했는지 알고 있는가? [남자]어, 어째서죠? [카구야히메]우히히~ 그야 당연히 그대의 급이 낮기 때문이지. 이 몸이 보기에 그대는 뼈대도 좋고 눈빛도 좋은 것이, 사람을 골탕 먹이는 데 크게 될 싹이라네. 자, 이 몸이 그대를 차근차근 지도해 주도록 하마. 우히히~ 카구야히메는 그렇게 말하며 청년을 끌고 멀리 떠나갔다. 그 뒷모습을 보고 있자니, 이한시의 미래가 걱정되기 시작했다. [이치히메]주인. [player]응? [이치히메]주인은 걱정할 필요 없다냥~ 이치히메가 있는 한, 주인과 주인이 좋아하는 이한시는 안전할 거다냥~ 소녀의 다짐은 마치 햇살처럼 내 마음속의 걱정을 녹였다. 그래, 이치히메가 있으면 모든 게 좋아지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