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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이 훈련을 한다

[player]좋아. 치오리의 승리를 위해서라면 전부 다 받아들여 주겠어! [미카미 치오리]좋아! 그럼 보드게임의 방향부터 연구를 시작해 보도록 할까! 나와 치오리는 2인용 협력 보드게임의 룰부터 연구하기 시작했다…… 다음 날, 보드게임 카페 [연인 ]이야…… 우리가 졌어. [player]고생 많으셨습니다. 우리는 예정대로 보드게임 카페로 가, 다시 한번 그 커플과 함께 보드게임을 플레이했다.어제 했던 훈련의 성과인지, 나와 치오리의 '호흡'은 하늘을 뚫을 정도였다. 상대방 역시 연인답게 합이 잘 맞았지만, 100점 만점에 100점을 자랑하는 우리의 완벽한 호흡 앞에서는 아무런 의미도 없었다. [연인 A]주말에는 당연히 집에서 쉬면서 마작을 치는 게 최고의 휴식 아냐?! 왜 그렇게 날 몰라? 왜 밖으로 나가려는 건데? [연인 B]바보야, 지금 스토리에서 우리가 왜 미궁에 갇혀 있어야 되는 건지 모르겠다고 나왔는데, 주말인지 아닌지 따질 때야? 당연히 빨리 출구를 찾아서 나가야지! [연인 A]아니, 룰을 보면 핸드폰도 있고 인터넷도 되니까, 그렇게 위험한 것도 아니잖아! 마작을 치면 NPC한테 무언가를 알아낼 수 있을지도 모르는데! [연인 B]하아, 너 지금 그게 말이 된다고…… 그래, 네 말대로 해 봐 그럼! 이런 식으로, 상대방은 서로 다른 선택을 하며 캐릭터를 막다른 골목으로 밀어넣거나, 아니면 말싸움으로 시간을 낭비하며 지름길을 선택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치곤 했다. 그렇게 우리는 먼저 두근두근 지도의 미궁에서 빠져나와 종점에 도착함으로써 승리를 거둘 수 있었다. 승리를 거머쥔 치오리는 크게 기뻐했다. 그리고 난 치오리가 승리의 기쁨에 도취되어 있는 틈을 타, 치오리가 마실 만한 음료를 사러 갔다. 보드게임 카페의 음료수 자판기 앞에 도착한 나는, 공교롭게도 아까 게임에서 우리에게 패배를 맞이한 연인과 만나게 되었다. 그들은 날 보자마자 빠르게 다가왔다. [연인 A]너구나? 방금 전엔 고생했어. [player]뭐? 게임에서 졌는데…… 오히려 감사 인사를 한다고? [연인 A]우리가 지긴 했지만, 정말 훌륭한 게임이었어! 게임에서 싸우는 게 현실에서 싸우는 것보다는 나으니까 말이야. 안 그래, 자기야? [연인 B]물론이지, 지는 게 오히려 좋은 일일 때도 있어. 그리고 내가 무엇 때문에 고민하고 있는지 얼굴에 전부 쓰여 있었는지, 연인들이 다가와 내게 설명해 주었다. [연인 A]사실 이 게임에서 진 덕분에, 우린 많은 걸 깨달을 수 있었어. [연인 B]음, 결국 두 사람의 감정의 진실성으로 이 게임이 만들어지는 거니까, 이 두근두근 지도 위의 갈림길은 실제 연인들 사이에서 발생할 수 있는 여러 상황과 비슷해... 외부의 압력으로 그 길로 들어설 기회가 없다면, 두 사람 사이에 맞춰 나가야 하는 부분이 무엇인지, 또 어떤 방법으로 맞춰나가야 할지 알 수 없을 거야. [player]아하하, 그렇군요…… 지고 이기는 상대적인 관계…… 그들의 말을 들으며, 나는 예전에 입 밖으로 꺼냈던 그 말, 그리고 당시에는 미처 깨닫지 못했던 더 중요한 의미를 깨달은 것만 같았다…… 지긋지긋한 패배자들을 떨쳐 버린 후, 나는 차가운 음료를 두 개 사서 치오리에게로 향했다. [미카미 치오리]후후후…… 기분이 엄청 좋아 보이는 치오리는, 핸드폰을 꺼내 승리의 증거인 보드판을 찍어 캣챗에 올릴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리고 난 방금 전에 연인들이 했던 말들을 떠올리며 유도 질문을 해 보았다. [player]치오리, '두근두근 지도'는 어때? 마음에 들어? [미카미 치오리]응? 마음에 드냐고? 음…… 그냥 그래. 요즘 유명하다고 해서 해 봤고, 두 번밖에 안해봤지만 공략법이 쉬운 것 같아. 역시, 14살인 치오리에게는 아직 '패배 안에 승리가 있고, 승리 안에 패배가 있다'라는 말이 아직 잘 와닿지는 않는 모양이다. 치오리는 오히려 나를 툭툭쳤다. [미카미 치오리]하지만 PLAYER도 제법 잘하던걸! 더 재미있는 보드게임도 많으니까, 다음번엔 좀 더 어려운 걸 해 보자! [player]응, 괜찮아. 이 사건은 곧 특별한 것 없는 평범한 일상에 묻혀 지나갔고, 심지어는 내가 이후에 물어봤을 때도 딱히 기억나지 않는 듯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