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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원으로 간다

공원으로 간다 해가 점점 서쪽으로 기울어졌고, 그림자도 점점 길어져 가고 있었다. 레이나가 말한 공원에서 마이와 각자 푸린을 찾아보았다. [player]찾았어? [아이하라 마이]아뇨…… 레이나 말처럼 공원에 고양이는 많았지만, 푸린은 보이지 않았다. 그렇게 공원을 한바탕 뒤져 본 우린 땀에 흠뻑 젖은 채로 공원 벤치에 잠시 앉았다. [player]신사도 다시 봐야 할 거 같아. 일단 신사로 가볼까? [아이하라 마이]시간이 많이 늦었어요. 주인님도 하루 종일 힘드셨을 텐데, 먼저 가서 쉬시는 게 좋겠어요. 신사는 마이가 다시 찾아볼게요. [player]……알았어. 푸린이 신사로 돌아간 거면 나도 같이 갈 필요는 없으니까. [player]그럼 난 먼저 갈게. 푸린이 신사에 없으면 연락해. [아이하라 마이]감사합니다, 주인님…… 참, 주인님, 이걸 받아 주세요. 마이가 건넨 봉투에는 아까 옷가게에서 본 '멍지로' 모자가 담겨 있었다. [player]어, 이건…… 왜? [아이하라 마이]그게, 주인님이 이 모자가 마음에 든다고 하셨잖아요. 그제서야 아까 옷가게에서 모자가 마음에 든다고 했던 게 생각났다. 마이가 잘 어울린다고 해 줘서 그렇게 말한 건데, 이런 사소한 것까지 기억했다가 선물하다니. 기쁘지 않다면 거짓말이겠지만…… [player]마이…… 왜 갑자기 선물을 주는 거야? [아이하라 마이]오늘 정원일도 도와주시고, 고양이까지 같이 찾으러 다녀주셨잖아요. 주인님께 감사해서…… 보답으로 드리는 거예요. 그 말을 들으니, 마이는 도와준 사람에겐 꼭 보답을 해야 한다는 부담감을 가지고 있는 것 같아서, 손에 든 모자가 무겁게 느껴졌다. [아이하라 마이]……주인님, 왜 갑자기 말이 없으세요? 모자가 마, 마음에 들지 않으시나요? [player]아냐, 마음에 들어. 정말 고마워. [player]사실 난 친구로서의 일만 한 거야. 크게 도와준 것도 없는데 이렇게 선물까지 받으니까 조금…… [아이하라 마이]죄, 죄송해요! 마이가 주인님을 곤란하게 한 건가요? [아이하라 마이]마이는 그냥…… 주인님께서 잘해 주시니까, 마이도 보답하고 싶었어요. [player]마이, 넌 우리가 친구라고 생각해? [아이하라 마이]치, 친구…… 마이가 주인님이랑 친구여도 되는 건가요? [player]당연하지. 난 마이가 친구라고 생각해서 같이 정원을 가꾸고, 푸린이 사라진 것도 같이 걱정해 준 거야. 보답을 바라고 한 게 아니라, 마이가 좋아했으면 해서 한 일들이니까. [아이하라 마이]그건 마이도 마찬가지예요…… 마이가 주인님께 드린 선물은 단순한 보답이 아니에요. 마이는…… 주인님이 마음에 들어 하는 물건을 보면 선물해 드리고 싶고, 주인님이 기뻐하는 모습을 보고 싶어요. [player]그런 거면, 마이가 끓여 준 차가 가장 좋은 선물이야. 물론 마이가 저녁을 직접 차려 주면 더 좋겠지~ 그러면 더 친한 친구 같으니까. [아이하라 마이]네? 주, 주인님…… 우리가 더 친해졌으면 좋겠나요? [player]당연하지. 우린 친구잖아. [아이하라 마이]네…… 알겠어요. 마이가…… 기억해 둘게요. 마이는 수줍게 고개를 숙였다. 그 와중에 자그마한 소리로 "더 친해진다니"라며 중얼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전에 이치히메가, 마이는 어렸을 때부터 집이 엄해서 오랜 시간 외롭게 지냈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푸린과 친구들을 소중히 여기지만, 동일한 이유로 가끔은 서먹해 보이기도 한다. 오늘 일을 계기로, 마이랑 좀 더 친해졌으면 좋겠다. [player]모자 고마워, 잘 쓸게. 얘기하다 보니 벌써 저녁이네, 신사까지 데려다줄게. 가자. [아이하라 마이]그럼…… 감사해요, 주인님. 그래, 이제 사양하지 않네. 발전했어~ [???]냥~ [???]냥~ 슬슬 일어나려는데, 벤치 뒤에서 고양이 소리가 들려왔다. [푸린]냥~ [아이하라 마이]푸린? 주, 주인님! 푸린이에요! [player]어휴…… 어디 갔다가 이제 온 거야? 하루 종일 뭘 하고 다닌 건지…… 응? 등에 저게 뭐지? 푸린의 등에는 자그마한 노란색 병아리가 올라타 있었다. 동그랗고 샛노란 게, 마치 한 떨기 수국 같았다. [아이하라 마이]푸린…… 친구일까요? [player]갑자기 나가서 집에 안 들어온 게, 새로운 친구랑 신나게 노느라 그랬나 보네. 병아리는 우리를 보고서도 피하지 않고, 계속 부리로 푸린의 털을 다듬어 주고 있었다. 둘은 정말 사이가 좋아 보였다. [아이하라 마이]……푸린. [아이하라 마이]친구랑 노는 건 좋지만…… 마이한테 말하고 가야죠. 우린 가족이잖아요. 가족을 이렇게 걱정시키면 안 돼요……푸린, 알겠나요? [아이하라 마이]주인님, 방금 마이한테 주인으로서의 위엄이 보였나요? [player]지금 마이는 최선을 다한 것 같아. [아이하라 마이]헤헤…… 어물쩡거리는 푸린을 보니, 역시 알아듣지는 못한 것 같았다. 푸린은 배를 보이며 애교를 부렸고, 병아리도 잽싸게 마이의 발치에서 나막신에 얼굴을 비비고 있었다. [player]이 철없는 고양이 같으니라고, 주인한테 애교만 떨면 되는 줄 알아? [아이하라 마이]부드러워…… 귀여워라…… 음…… 애교만 떨면 되는 게 맞는 것 같다. 나도 만지고 싶어졌으니까. [player]병아리는 어떡하지? 많이 친해진 것 같은데, 데려갈까? [아이하라 마이]마이도 그러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사이가 이렇게 좋은데, 떨어뜨려 놓고 싶지는 않아요. [아이하라 마이]주인님, 이제 가요. 마이가…… 주인님께 저녁을 해드리고 싶어요. [player]좋지! 역시 난 먹을 복이 넘치네~ 이렇게 마이와 함께 푸린을 찾는 여정은 해피엔딩으로 끝나게 되었다. [아이하라 마이]……주인님, 다음에 마이랑 다시 그 옷가게에 같이 가 줄 수 있으신가요? [아이하라 마이]마이도…… 주인님이랑 더 친해지고 싶어서요…… [player]……그래, 다음에 같이 가자. 지금 저렇게 꼭 붙어 있는 아이들처럼, 우리도 더 친해졌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