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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여러분

안녕하세요, 여러분. 날씨가 참 좋네요, 그렇죠? 치아를 드러낸 우호적인 미소와 함께 활기찬 오프닝 멘트를 건네며, 햇살처럼 밝고 긍적적인 기운으로 혼천신사 마작장에 들어갔다. 느지막히 일어난 뒤 고양이와 강아지를 만지며 마작을 치고, 다양하고 신기한 작사들과 함께하는 알찬 주말을 보낼 계획이다. 그러나 내가 기운이 좋아보이는 작탁에 앉아 세 명의 작사와 인사를 나눴을 때, 공기 중에 어떤 심상치 않은 기류가 전해져 왔다. 같이 앉아 있던 세 명의 작우들이 마음이 통하기라도 한 듯 일제히 손동작을 멈췄다. 갑자기 아직 못 끝낸 숙제가 생각나서요, 미안하지만 먼저 갈게요. 가지 마요, 같이 해야죠…… 아잇, 그럼 미안하지만 저도 일어나 볼게요. 아이고…… 그럼 저도. 저기…… 세 분…… 잠깐만…… 뭐가 이렇게 빨라, 이마가 벌써 훤히 드러나 있는데, 어디서 학생 흉내를 내고 있어!!! 그렇게, 세 사람은 뒤도 돌아보지 않고 사라졌다. 나는 눈 깜짝할 사이에 비워진 자리를 허망하게 바라보다, 아직 사람을 모으고 있던 다른 작탁들 쪽으로 눈길을 돌렸다. 하지만 호기심 어린 눈으로 이곳을 바라보던 작사들은 나와 눈이 마주치자 일제히 고개를 숙이고선, 마작패의 뒷면을 바라보며 무언가 고심하는 모습을 연출했다. 마치 담임 선생님의 문제를 회피하려는 학생들처럼 말이다. 주인, 불쌍하다냥. 주인이랑 마작을 해 주려는 사람이 없다냥. 멍지로, 방법을 떠올려 봐라냥! 이마에 주인, 어떠냥? 됐어 됐어…… 뭐라는 거야…… 그냥 너희 둘이 남아서 나랑 같이…… ……저기요, 강아지 어디 갔어?! 고양이도 없잖아?! 그렇게 강아지 병사와 고양이 병사는 즉시 그 자리에서 해산했다. 한숨이 나온다. 그러나 저들을 탓할 수도 없지, 오늘 같은 일이 발생한 건 최근 '그림자처럼'나를 따라다니는 그 아가씨 때문이었으니. 얼마 전 치오리와 '좋은 친구'가 되고 나서부터, 치오리가 나를 바라보는 눈빛은 '서민'에서 '재밌는 장난감'으로 서서히 변화하기 시작했다. 비록 그녀가 그런 얘기를 직접 꺼냈던 건 아니었지만, 그녀의 행동이 그 사실을 말해 주고 있었다!!! 그리고 그때 이후로, 내가 테이블 게임을 하든 마작을 하든, 심지어 간단한 카드 게임을 하든 그녀는 경기에서 계속해서 모습을 비추었다. 그리고 그녀의 목표는 '간단하게 게임을 이기자'에서 '어떡하면 모든 상대에게 고통을 안겨 줄 수 있을까'로 바뀐 듯했다. 특히 PLAYER에게. 그러다 보니, 뒷골목에는 소문이 돌기 시작했다. '내가 나타나기만 하면 무서운 금발 아가씨가 따라온다'고 말이다. 덕분에 최근엔 같이 게임을 할 친구를 모으지 못하는 상황이 빈번하게 생겨났다. 난 다시 비어 있는 세 자리를 바라보았다… 됐다. 그냥 치오리가 오기를 기다리면서, 단체 채팅창에 누가 마작을 하러 올 수 있는지 물어보자. 다른 건 몰라도 난 이한시에 친구가 많은 사람이다. …… 어때? 어떻게 됐어? 나는 핸드폰을 내려놓고 고개를 저었다. 이어서 미안한 얼굴로 좌우에 앉아 있던 두 사람을 바라보고, 다시 비어 있는 앞자리를 바라보았다. 누가 알았겠는가. 같이 마작을 할 두 사람은 금방 구해졌지만, 막상 치오리 본인이 아직도 나타나지 않을 줄은! 치오리와 리우의 전화가 모두 불통이다. 본래 이쯤이면 와 있어야 정상인데, 이상하다…… 정말 의외인걸. 한 번도 떨어져 있는 걸 본 적 없는 두 사람이 오늘은 같이 있지 않다니, 후후. 음…… 사실 나도 정말 의외야. 후배 군, 혹시 치오리한테 뭔가 잘못한 게 있는데 모르고 있는 건 아니지? 아닐…… 거야. 하지만 치오리가 최근 영문도 모른 채 시도 때도 없이 '날라차기 습격'을 시도했던 걸 생각하면, 스읍,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도 없겠다. 후후, 걱정이 얼굴에 쓰여 있는걸. PLAYER, 역시 직접 가서 한 번 보는 게 낫지 않을까? 에? 하지만 너희들까지 멀리서 불러들였는데…… 맞아, 그러니까 얼른 그 어린 친구를 진정시킨 다음 어떻게 우리에게 보상할지 생각해 보라고. 만약 '성의'가 부족하다면, 쉽게 용서하지 않을 테니까 말이지. 하하, 난 괜찮아. 후배 군이 앞으로도 계속 우리 친구들한테 음료를 사 준다면 말이지! 걱정 마, 되도록 사람이 많은 부실로 가서 도와주고 있을 테니까. 그리고 때가 되면 후배 군이 직접 와 주기야! 하. 하. 하, 좋았어. 그럼 먼저 실례, 다음에 또 모이자고! 약속이 하나 늘면서 나의 미결제 건도 늘어났다. 이한시의 나날은 정말 쉴 틈이 없다. 하지만 어찌 되었든, 아무래도 치오리를 직접 찾아가서 살펴봐야만 걱정이 줄어들 것 같았다. 치오리의 집은 이한시에서도 풍경이 좋은 별장촌에 있다. 비록 처음 오는 건 아니었지만, 이곳에 올 때마다 항상 그 부유한 기운에 눌리는 듯한 기분이 든다. 예를 들자면, 그녀의 집 근처에 설치된, 내 움직임에 따라 방향이 돌아가는 카메라 같은 게 원인이라고 할 수 있겠다. 아마 이전에 '불청객'사건으로 인해 이곳의 보안 시스템이 업그레이드된 듯했다. 아마 이런 상황에서 당장 무슨 일이 일어나지는 않을 것이다, 설마 정말로 내가 무의식중에 그녀를 열받게 만들기라도 한 건가? 띵동', 나는 대문 앞에서 치오리네 집의 벨을 누른 후 조용히 기다렸다. 그리고 잠시 뒤, 전자식 벨 위에 있던 카메라가 초록색 불을 밝혔다. 누군가 방문객을 보러 온 것이다. 하지만 이상한 것은, 수화기가 켜졌는데도 불구하고 상대방은 소리를 내기는 커녕 침묵을 유지하고 있었다. 나는 의혹을 품은 채로 카메라를 향해 손을 흔들었다. 치오리? 리우? 딸칵. 그러나 돌아온 것은 수화기가 꺼지는 소리 뿐이었다. ? ? ? 이건…… 정말 무슨 일이라도 벌어진 건가? 시내 별장촌에 단독으로 거주하며, 부모님은 항상 집에 없는 부자 아가씨. 게다가 평소엔 오직 젊은 여성 메이드 한 명만이 그녀를 돌보고 있다. 만일 이 조합으로 옆동네인 가호시에서 지냈다면, 분명 수없이 많은 범죄 단체의 표적이 되고 말았을 것이다. 그런 생각이 미치자, 순간 뇌리에 수많은 범죄 시나리오가 스쳐가며 경찰에 신고를 해야 한다는 생각마저 들기 시작했다. 바로 이때, '철컥' 하는 소리와 함께 대문이 열렸다. …… 안녕, PLAYER. 오늘은 무슨 일로 치오리를 찾아온 거야? …… 문은 열렸고, 치오리는 겉보기엔 에너지가 넘쳐 보였다. 하지만…… 문을 열어 준 치오리의 눈부신 쾌활함은, 마치 점심시간에 내가 작우들을 붙잡기 위해 연기를 하던 모습과 비슷했다. 보기에…… 매우 비정상이다! 치오리, 괜찮아? 응? 난 그냥 집에만 있었는데 무슨 일이 있겠어? 하하, PLAYER. 역시 농담을 참 좋아한다니까. …… PLAYER, 만약 치오리랑 놀기 위해서 찾아온 거라면, 미안하지만 오늘은 조금 어려워. 다음에 다시 불러 줄래? 아니야, 평소에 비해 너무 예의 바른걸. 아무 일도 없어 보이진 않아. ……안.갈.거.야? 치오리의 모습에선 어딘가 다급함이 느껴졌다. 그녀는 내게 가까이 붙곤 목소리를 깔아 내리며 평소에 날 괴롭히던 표정을 드러내었다. 게다가, 리우가 주먹을 휘두를 모습까지 흉내 내면서 말이다. 뭐야, 정상이었네! 다행이다. 어쩌면 그녀는 정말로 무언가 말할 수 없는 바쁜 일 때문에 그러는 것일 수도 있겠다. 좋아, 아무 일 없으면 다행이지. 그럼 먼저 가 볼게. 응응, PLAYER, 안녕. 조심히 가. 하지만 내가 그곳을 떠나려 하던 그 순간, 갑자기 낯선 중년 여성의 목소리가 문 안쪽으로부터 들려왔다. 치오리, 혹시 친구 왔니? 놀란 나는 걸음을 멈추곤 고개를 돌렸다. 이어서 나의 시선은 치오리의 머리를 넘어 이제 막 걸어 나온 깔끔하게 차려입은 여성에게 향했다. 그녀는 치오리와 같은 눈부신 금발을 하고 있었지만, 머리가 어깨까지만 길러져 있었다. 그리고 귀 뒤쪽으로 넘겨진 머리는 무겁고 차분한 지성의 기운이 한층 더 돋보이게끔 만들었다. 안녕하세요, 처음 뵙겠습니다. 저는 치오리의 엄마 되는 사람이랍니다. ……아, 안녕하세요! 미카미 치오리의 집 정갈한 디저트, 따듯한 커피. 이 두 가지가 정교한 트레이 위에서 치오리의 두 손에 들려 내 앞에 있는 티 테이블 위에 놓였다. 천천히 드세요, 설탕과 크리머는 컵 옆에 있답니다, 필요하면 직접 넣어 드세요. 크흠…… 고마워, 치오리. 별. 말. 씀. 을. 굳어 있는 소녀의 미소와 달콤한 목소리. 그리고 함께 느껴지는 눈빛에 서린 살기는 무시하고, 나는 이 순간 핸드폰을 꺼내들어 치오리가 예의 바른 모습으로 서빙을 하는 모습을 담아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미카미 부인이 옆에 있지 않았더라면 말이다. 난 조금 어색하게 소파에 앉아, 이전에 치오리에게서 얻어 낸 그녀의 모친에 대한 정보들을 빠르게 뇌리에서 훑어보았다── 국제적으로 유명한 외과의, 항상 세계 각지로 출장 나가 있는 정상급 인재, 물리학 교수인 남편과 함께 엄청나게 바쁜 사람, 딸을 메이드에게 맡겨 둘 수밖에 없는 사람, 능력이 매우 뛰어난 비즈니스 우먼. 오늘 집에 계셨을 줄이야, 치오리가 이번에 마작장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이유도 이걸로 명확해졌다. 그쪽은 치오리의 좋은 친구분이시군요, 호칭을 어떻게 해드리면 좋을까요? 상대방의 질문에, 나는 몸을 곧게 펴고선 간단히 자기소개를 하며 오늘 방문한 이유를 함께 설명했다. 그랬군요, 치오리의 안전까지 신경 써 줘서 고마워요. 치오리는 오늘 핸드폰을 별로 살펴보지 않아서 연락이 안 됐을 거고, 리우가 전화를 안 받은 건 아마 시험 때문이었을 거예요. 듣자 하니 특훈반에서 보충 시험을 보고 있다던데, 저도 아직 만나질 못했네요. 그렇군요…… 그럼 이해했습니다. 걱정하게 했네요, 여기까지 오게 만들고. 아니에요, 친구라면 당연한 거죠. 오히려 갑자기 찾아와서 치오리와의 시간을 방해해버리고 말았네요. 후후, 괜찮아요. 치오리의 친구와 만날 수 있게 돼서 기쁠 따름이죠. 사실 의외예요. 저번에 왔을 때까지만 해도 치오리는 리우랑 같이 하루 종일 집안에만 있는 아이였는데, 이번엔 이렇게 좋은 친구까지 생기고…… 치오리, 어째서 엄마한테 알려 주지 않은 거니? ……벼, 별것도 아니에요. 그렇게 대단한 것도 아니고, 그냥 평범한…… 응? 응? 평범하게 좋은 친구일 뿐이에요, 그래도 절대 매일 같이 붙어 있는 사이까진 아니에요! 그 말을 들은 미카미 부인은 무언가 생각이 있다는 듯이 나와 치오리 사이를 오가며 무언가를 가늠해 보았다, 아무래도 호기심이 생긴 모양이었다. 비록 태도는 부드러웠지만, 그녀의 눈빛이 나를 스캔하고 있을 땐 마치 나의 모든 걸 꿰뚫어 보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아하…… 내가 이해한 게 맞다면 '절대' 같은 전제는 없지만, 사실은 매일 같이 있었다는 거려나? …… …… 틀린 말은 아닌 것 같은데, 어딘가 이상하다. 하지만 나와 치오리는 순간적으로 그 말에 반박할 수 없었고, 동시에 안절부절한 모습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후후, 긴장하지 말아요. 치오리한테 새로운 친구가 생겨서 기쁘네요. 하지만…… 제가 치오리와 친구들의 일상에 접촉할 기회가 거의 없다 보니…… PLAYER, 괜찮다면, 혹시 저와 얘기를 좀 나누지 않으시겠어요? 에? 물론, 얘기할 수 있는 것들만요. 제 생각엔 둘 사이의 비밀 같은 것 말고도 부모님께 들려줄 수 있을 법한 얘기도 없진 않을 것 같은데, 어떤가요? 아, 그, 그럼요…… 나는 미카미 부인의 이야기에 맞추어, 다음엔 어떤 말을 꺼내야 할지 고민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때, 미카미 부인의 핸드폰이 울리기 시작했다. 미안해요, 전화 좀 받을게요. 그렇게 미카미 부인은 전화를 받기 위해 옆에 있는 식당 쪽으로 향했는데, 집안이 갑자기 조용해져 그녀의 통화 내용까지 들을 수 있을 정도가 되었다. 여보세요…… 오늘은 휴가입니다. 네, 안돼요. 휴가 중에 있어서…… 소파 위에 있던 치오리의 시선은 통화를 하러 간 그녀의 어머니 쪽을 직시하고 있었다. 그리고 통화 내용을 들은 그녀는 살짝 안도의 한숨을 쉬며 고개를 돌리곤, 작지만 조금은 과장된 듯한 목소리로 진지하게 날 향해 경고했다. 이따가 우리 엄마가 뭐라고 묻든 간에, 이상한 소리는 하지 마! 이제서야 내가 고자질할까 봐 무서워진 거야? 그러게 평소에 잘 하지 그랬어? 나도 잠시 한숨을 돌리며 낮은 목소리로 회답했다. 치오리가 무언가를 계속 얘기하려 하던 와중, 미카미 부인이 다시 돌아왔다. 그녀는 다시 자리에 앉아 기대에 찬 눈빛으로 날 바라보았다. 내가 치오리와 겪었던 재미있는 일화 같은 것들을 들려주길 바라는 듯했다. 이어서 난 그녀의 옆에서 경고의 눈빛을 보내는 치오리를 흘끗 쳐다보았다. 그럼 이제 어떻게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