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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련장에 가서 말을 타보고 싶다

[player]나도 말 한번 타보고 싶다…… [아케치 히데키]당연히 타 보셔야죠. 분명 은백도 밖에 나가보고 싶을 거예요. 난 히데키의 대답을 듣고 나서야, 나도 모르게 속마음이 튀어나와 버린 것을 깨달았다. [player]에? 네 말은…… 은백을 빌려 준다는 거야? [아케치 히데키]걱정 마세요. 은백도 괜찮을 거예요. [조야백]쉬쉬―― 은백은 히데키의 말에 회답하듯 제자리걸음을 하며, 고개를 낮춰 얌전히 구는 모습을 보였다. 이러한 모습을 보니, 나도 더 이상 고민하지 않고 히데키와 함께 은백을 마구간 밖으로 데리고 나오기로 했다. 스태프로부터 대형 경기 준비 건으로 경기장 사용이 불가능하다는 소식을 전해 들은 우리는, 이내 다른쪽 훈련장으로 향했다. [아케치 히데키]고삐를 꽉 잡고 안정적으로 자세를 잡아 보세요. 중심을 잃어선 안 돼요. [조야백]쉬쉬―― 은백은 신뢰하는 주인의 말에 따라 나를 태우곤 순조롭게 운동장 몇 바퀴를 돌았다. 놀랍게도 나와 은백은 처음 합을 맞춰 본 것임에도 호흡이 굉장히 잘 맞았다. 그리고 히데키는 멀지 않은 곳에서 우리를 예의 주시하고 있었다…… 그래, 이것도 역시 주인이 잘 훈련시킨 덕분일 것이다. 말을 타고 산책을 하는 게 멋있어 보이긴 했지만, 그럼에도 여름의 햇볕은 꽤 뜨거웠다. 나는 말에서 내린 뒤 은백을 다른 스태프에게 맡기곤 히데키와 함께 로비로 돌아가 시원한 바람을 쐬기로 했다. [아케치 히데키]PLAYER씨는 승마에 소질이 있네요. [player]그냥 말 타고 몇 바퀴 돌아본 것 뿐인데 뭐…… [아케치 히데키]너무 과소평가 하지 마세요. 제 눈은 꽤 정확하다구요. 은백도 PLAYER씨를 좋아하는 것 같은데, 괜찮다면 다음에도 같이 오실래요? [player]당연하지, 나도 은백이 마음에 들어. 칭찬을 싫어하는 사람은 없다. 특히 칭찬을 해 주는 대상이 높은 기준을 가진 아케치 부장이라면 더더욱 기쁠 것이다. 그렇게 내가 만족감에 빠져 있던 찰나, 갑자기 앞서가던 히데키가 돌연 발걸음을 멈췄다. [player]히데키, 무슨 일이야? [아케치 히데키]크흠, 아니에요. 그럼 혹시 다른 길로 돌아서 가는 건 어떨까요? [player]음…… 갑작스러운 제안에 아무래도 히데키가 무언가를 피하고 싶어 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미 늦은 모양이다. 그가 마주 서 있는 방향을 바라보자, 한 기수가 말을 타고 우리를 향해 달려오고 있었다. 다그닥 다그닥. 그리고 그가 우리와 부딪히기 바로 직전, 기수는 멋진 기술을 선보이며 안정적으로 우리 앞에 멈춰 섰다. 하지만 문제는, 상대방의 의도가 마냥 좋게만 보이지는 않았다는 것이었다. [???]이 녀석은 내가 새로 들여온 허스트 온혈마라고 한다. 어제부터 훈련을 시작했지, 이변이 없다면 다음 대회에는 이 녀석과 함께 출전할 생각이다. [아케치 히데키]너랑 잘 어울리네. [???]넌 정말 변한 게 하나도 없군, 경기장을 떠나고 기본적인 감성마저 사라진 건가?! 잠깐…… '경기장'이라는 단어에 내 기억 한 켠에 잠들어 있던 정보가 다시 되살아났다. 외모가 조금 달라지긴 했지만 알아볼 수 있었다. 이 사람은 바로 사진 속에서 봤던 준우승자 '프로 불편러'였다. 히데키에게 아무런 움직임이 없자, 레빈은 한발 더 우리 쪽으로 다가왔다. 그의 말투에는 강한 불만이 섞여 있었다. [레빈]승마대회에서 우승까지 했던 녀석이 패배가 두려워 경기장에 모습을 보이지 않다니, 정말 거기에 안주하려는 거냐? [레빈]너 같은 녀석을 주인으로 만난 말이 불쌍하군. 말이 끝나자, 레빈은 말 머리를 돌려 떠나려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