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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간다

jyansh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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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ayer]……한번 따라가 볼까. 사라가 미쨩은 신경 쓰지 않아도 집에 잘 돌아오니 걱정할 필요 없다고 하긴 했지만, 아무래도 밖에서 혼자 돌아다니는 모습을 보니 조금 불안한 마음이 든다. 나는 주변에서 손전등을 하나 빌려서 미쨩의 뒤를 쫓았다. 미쨩은 숲을 지나쳐 어떤 한 언덕을 기어 올라갔다. 언덕의 꼭대기에 도착하자, 미쨩이 발을 모으더니 바닥에 엎어져 식빵 자세를 취한 채, 앞쪽을 바라보며 꼬리를 살살 흔들기 시작했다. [player]바람 쐬면서 경치를 감상하고 있는 건가? 좋은 취미를 가지고 있는걸. [사라]…… 사라가 갑자기 사라진 나를 걱정하지 않도록 그녀에게 메시지를 보낸 뒤, 미쨩과 함께 녀석이 만족할 때까지 경치를 감상하기로 했다. 높은 곳에서 보니 아까 전까지 있었던 야영지의 모습이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이렇게 멀리 떨어진 곳까지 사람들의 웃고 떠드는 소리가 들려올 정도로 연회는 클라이막스에 달했고, 달아오른 분위기 만큼 모닥불의 불꽃 역시 더욱 거세게 타오르고 있었다. [player]……응? 일순 눈을 의심했다. 내 눈앞에 펼쳐진 광경이 마치 누군가에게 전해 들었던 풍경과 일치하는 듯했다…… [player]미쨩, 여기서 잠시 기다려줄 수 있지? [미쨩]냥? [player]여기 경치가 너무 아름다워서 네 집사도 불러서 같이 경치를 감상하고 싶어졌거든. 나는 연회가 열리는 장소로 돌아가 사라와 함께 간단한 음료를 챙겨서 다시 미쨩이 기다리고 있는 언덕으로 돌아왔다. [미쨩]미야옹~ [사라]어머, 나를 반겨주는 거니 미쨩? 당신이 경치가 좋은 곳이 있다고 말했던 게 혹시 여기야? [player]맞아 사라, 이쪽에서 아래쪽을 내려다 봐봐. 나는 야영지 쪽의 방향을 가리켜 주었고, 약간의 긴장감과 기대감이 함께 차오른다. 과연 사라도 내가 이 풍경에서 느꼈던 것을 똑같이 느낄 수 있을지…… [player]…… [미쨩]…… [사라]어머, 이건 정말…… 정말로 엄청난 광경이야. [player]봤어? [사라]응, 제대로 봤어. 어머니께서 말씀하셨던 풍경처럼 '아데니움'이 들판에서 불꽃처럼 활활 타오르고 있어. 좋았어!' 나는 속으로 환호성을 지르며 내 생각이 맞았음에 안심했다. [사라]나를 위해서 특별히 이 장소를 찾아준 거야? [player]우연이라고 할 수 있어. 미쨩이랑 산책하던 중에 우연히 이곳으로 올라오게 되었고, 또 우연히 여기서 야영지 쪽을 바라보다가 네가 말해줬던 풍경을 찾게 된 거고…… 사라, 넌 영원히 네 고향을 찾지 못할 것 같다고 이야기했었지만, 어쩌면 고향은 항상 네 곁에 있었을지도 몰라. 이방인은 계속 유랑하며 살아간다. 그들은 여행길에 살며, 여행길에 그들의 삶을 맡긴다. 어쩌면 이들에겐 전통적인 의미의 '고향'이 없을지도 모른다. [player]이 세상에 아데니움이 가득 피는 곳이 이곳 뿐만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그런 장소에 사람들이 모여 아름다운 모닥불을 피우고 춤과 노래를 즐기고 있는 장면을 볼 수 있는 곳은 결코 이곳 뿐이리라. 이방인' 각자의 기억 속에 있는 고향은 각기 다른 모습을 띄고 있을 테지만, 부족 사람들이 한데 모여있는 곳이라는 점은 같을 테지. [사라]…… 후훗, 그럴 수도 있겠네. 사라는 가져온 음료를 유리잔에 채웠다. 그녀가 컵을 들어 모닥불을 비추자, 출렁이는 액체 속에서 모닥불이 춤을 추는 듯한 모습이 연출됐다. [사라]아데니움, 정말 예쁘다. [player]응. [player]건배. [사라]건배. 뺨을 간질이는 밤바람을 느끼며, 나와 사라는 조용히 앉아 '고향'의 모습을 감상했다. 우린 아무런 말도 꺼내지 않았고, 옆에 엎어져있던 미쨩 역시 늘어진 모습으로 꿈나라 여행을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