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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치한다

jyansh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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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ayer]……미쨩을 귀찮게 하지 말자. 사라가 미쨩은 신경 쓰지 않아도 집에 잘 돌아오니 걱정할 필요 없다고 했다. 미쨩도 하루 종일 우리 옆에서 고생했으니, 혼자만의 시간을 주도록 해야겠다. 사라 말대로 사람들은 밤새 뛰놀았고, 나 역시 현장의 분위기에 취해 날이 밝을 때까지 그들과 어울려 놀았다. 정오가 지나고 나와 사라는 그들이 여행을 떠나는 모습을 배웅했다. 이튿날, Soul의 휴가가 끝나고 공연이 재개되었다. 하마터면 입장표를 구하지 못할 뻔했다. [사라]어머, 당신 왔어? 이건…… 혹시 아데니움? 공연이 끝나고, 나는 선물을 들고 무대 뒤로 찾아가 미리 준비해 둔 아데니움 화분을 사라에게 건넸다. [player]전에 꽃시장에서 본 적이 있어서, 오는 길에 사왔어. [사라]정말 예뻐. 고마워, 당신. [player]괜찮다면 다음에도 또 줄게…… 조금씩 모으다 보면 아데니움 꽃밭을 만들 수 있게 될지도 모르잖아. [사라]……이 꽃을 나한테 선물한 이유가 혹시 내가 고향에 대한 이야기를 했기 떄문이야? [사라]그 마음은 정말 고맙지만 매번 공연에 오고 꽃까지 주려면 돈이 너무 많이 들잖아. 그냥 내 공연을 보러 와주시는 것만으로도 나는 엄청 기뻐. [player]괜찮아, 나도 올 때마다 사오겠다는 건 아니고 그냥…… [사라]당신이 내 춤을 좋아해 줘서 정말 기삐. 그런데 이게 당신에게 부담이 되지는 않았으면 좋겠어. 내 춤이 당신이 내 소원을 위해 노력해줄 정도의 가치가 있는 거야? [미쨩]…… 나는 잠시 침묵하며 생각을 정리했다. [player]고향을 찾는 것도 네 순회공연의 목적 중 하나라고 했으니까. 혹시라도…… 내가 너에게 그 고향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면, 네가 고향을 찾기 위해 여길 떠나지 않아도 되잖아. [player]물론 네가 언젠가는 Soul과 함께 어딘가로 떠나게 되리라는 건 알지만, 내가 전에도 말했듯이, 난 팬으로서 너의 춤을 한 번이라도 더 보고 싶거든. [player]너의 춤에는 내가 널 위해 노력해 줄 만한 가치가 있어. 나는 약간 겁이 난 나머지 어떠한 말도 꺼내지 못했다. 마차는 언젠가 떠난다. 원래 난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다고 착각하고 있었지만 얼마 전 '이방인'들과의 하룻밤을 통해 이별은 내 상상보다도 갑작스럽고 괴롭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사라]……아무래도 내가 당신한테 부담을 준 모양이야. [player]난 그 말이 아니라…… [사라]고마워. 다음에도 화분 기대할게. [player]엥? 내가 정신을 차리기도 전에, 사라는 내가 준 화분을 품에 안고 멀리 떠나갔다. [사라]흥흥흥. 그녀가 결국 무슨 생각을 했는지 도무지 모르겠지만, 그래도 내가 준 선물을 좋아해 준 건 맞겠지? 그 이후로도 난 그녀가 공연을 마치면 천보화 화분을 선물하곤 했다. 어느 한 오후, 사라가 전화로 날 '이방인'들이 머물던 장소로 불렀다. 연회가 열렸던 그날의 자욱한 연기는 사라지고, 수많은 화분들로 만들어진 아데니움 꽃밭이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었다. 놀라는 나를 보며 사라가 웃었다. 그녀가 입고 나온 치마는 우리가 저번에 함께 골랐던 재료들로 만든 것이었다. 그녀와 나누었던 약속대로, 그녀는 새로 만든 옷을 내게 처음으로 보여주었다. 그녀의 새로운 춤과 함께. 난 꽃밭에 앉아 그녀가 보여주는 새로운 춤을 감상하기 시작했다. 물론 카메라를 꺼내 이 아름다운 순간을 기록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릴리아에게 사라의 새 옷이 완성되면 보여주겠다는 약속을 지켜주기 위하여…… “……아, 아데니움.” 사라 어머니가 해 주셨던 말처럼 아데니움이 아름답게 타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