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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노

物語: 
絆レベル: 

"삐익삐익!" 등에 달린 가시에 새빨간 산딸기가 몇 알 꽂힌 동글동글한 고슴도치 하나가 니카이도의 옷자락을 타고 기어오르려 하고 있다. 하지만 그 작달막한 다리로는 도저히 타고 올라갈 만한 힘을 쓸 수가 없는 듯, 몇 분간 열심히 발버둥쳤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옷자락 끝에만 머물렀으니, 결국에는 그 동그랗고 순진
무구한 눈동자로 자신의 주인을 올려다보기만 할 수밖에 없었다.
니카이도는 웃으면서 고슴도치를 어깨 위로 올려놓았다."마노, 이번엔 뭘 하다 왔니?"
마노라고 불려진 고슴도치는 애교를 부리듯 등에 꽂힌 열매를 살랑이더니, 온 힘을 다해 고개를 돌려 새까맣고 맑은 눈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니카이도는 이해했다는 듯 열매를 하나 집어서 입에 넣었다. 새콤달콤한 과즙이 마음마저도 달콤하게 물들여 주는 것만 같았다.
마노는 야생 고슴도치의 새끼로, 젖도 떼기 전에 짖궂은 어린아이의 손에 의해 어미와 떨어지게 되었다. 이후 놀다 질린 아이가 천화각 앞에 마노를 버려 두고 간 것이 곧 니카이도와의 만남의 계기가 되었다.
니카이도 미키는 자신이 딱히 선량한 사람이라고는 생각지 않는다. 하지만 당시 눈도 채 뜨지 못한 작은 고슴도치가, 연약한 발톱을 들어 필사적으로 그녀의 손가락을 껴안는 모습을 보고는 애완동물로 삼아도 괜찮으려나, 하고 마음을 먹게 되었다.
그렇게 몇 년이 지나고, 함께 다니는 것이 마치 하나의 습관처럼 되었을 무렵 마노는 이미 니카이도에게서 빼놓을 수 없는 삶의 일부와도 같은 존재가 되어 있었
다.
("뭐, 이 애는 가끔 예쁜 언니들한테 아양떠는 것 말고는 딱히 다른 애완동물처럼 나쁜 버릇도 없으니까, 꽤 괜찮다고 생각해.")